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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일본 유학 생활에 대해

(2) 일본 교환학생 생활의 꽃, 아르바이트를 질펀하게 해보자 [1편]

2023.04.19. 교토 교환학생 214일차. 일본에서의 두번째 직장, 한국음식점의 오프닝 멤버로 들어가다.

내가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와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은 아르바이트였다. 일본 대학에서 수업 듣기, 유학생 기숙사에서 외국인 친구 사귀기, 맛집 및 관광지 탐방은 처음부터 관심 밖이었다. 일본에 입국해서 전입신고, 통장 개설, 유심 개통 등의 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낸 이유도 알바를 시작하기 위함이었다. 출국을 한 달 남짓 남겨 두고 있는 지금, 1년 간의 유학 생활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던 순간들도 거의 다 아르바이트와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오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일본에서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구직 활동 하는 법,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그 첫 번째,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관해서다.

 

<1> 자격 외 활동 허가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자격 외 활동 허가' 라는 것을 받아야 한다. 유학 비자로도 노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로, 이 허가를 받으면 학기 중에는 주 28시간, 방학에는 주 40시간까지 일을 할 수 있다. 

출국하기 전에 '자격 외 활동 허가 신청서'를 뽑아서 작성한 뒤, 일본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을 때 제출하면 된다. 그러면 재류 카드 뒷면에 도장을 하나 찍어준다. 내가 입국 심사를 받을 때는 심사관이 먼저 아르바이트할 거냐고 물어봐줘서 바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심사관이 물어보지 않고 재류 카드를 그냥 준다면 자격 외 활동 허가를 받고 싶다고 말하면 된다. 지역 입국관리국에 가서 받을 수도 있지만 귀찮으니 웬만하면 그냥 공항에서 받는 것이 좋다.

 

자격 외 활동 허가, 신청서 양식 및 기입에 대해서는 교토 대학교 기준 유학생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알려주고, 검색하면 바로 나오기 때문에 문제를 겪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처럼이니

교토 대학교 국제 교류 서비스 오피스의 가이드라인

 

자격 외 활동 허가 신청 | 교토대학 국제교류 서비스 오피스

체류자격 ‘유학’・’문화활동’・’가족체재’로 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취업한 뒤 근로를 함으로써 수입을 얻는 것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에는 거주지

kuiso.oc.kyoto-u.ac.jp

 링크를 걸어둔다.

 

<2> 전입 신고 & 휴대전화 개통 & 통장 개설

본격적인 일본 생활을 시작하기 위한 첫 관문 삼대장이다. 최소한 통장 개설을 제외한 앞의 두 가지는 아르바이트를 안하더라도 반드시 밟아야 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하기 때문에 유학생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알려주고, 기숙사 선생님들도 알려주고, 담당 튜터도 알려준다. 그래서 굳이 나처럼 한국에서부터 조사해서 갈 필요는 별로 없지만 경험담을 좀 섞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전입 신고

: 거주하기 시작한 날부터 가능하고, 시청의 전입 관련 창구로 가면 직원분이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서류 작성하는 곳에 작성 예시도 잘 붙어있고 특히 유학생 기숙사가 있는 동네면 영어로도 설명이 붙어있으니 문제없다. 어차피 잘못 작성해도 직원분이 서비스 미소 유지한 상태로 알려주신다.

그리고 전입 신고를 하러 가는 김에 '국민 건강 보험 가입', '국민연금 면제 신청'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마이넘버 발급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 다만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므로 이 모든 것을 하루에 끝내기 위해선 아침 일찍 시청에 가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 개통

: 일본에서 휴대전화를 쓰기 위해 유심을 개통해주어야 한다. 나는 출국 전, 30일 짜리 단기 유심칩을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기숙사 들어가기 전까지 쓴 다음, 전입신고를 하고 나서 일본에서 쓸 유심을 개통했다. 나는 교토역 옆에 있는 빅카메라에서 했는데, 놀랍게도 그 큼지막했던 빅카메라가 폐업했다고 한다... 드라이기도 거기서 사고 이래저래 추억이 많은 곳이었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요도바시 카메라에서도 유심을 개통할 수 있고, 찾아보면 많이 있을 테니 그냥 가서 개통하면 된다. 

어떤 회사의 어떤 플랜으로 개통을 할 것이냐는 본인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내가 개통하러 갔을 때 직원분이 처음엔 도코모나 소프트뱅크를 추천하셨는데 가능한 한 저렴한 것으로 하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IIJ를 추천하셨다. 그래서 IIJMIO의 기가플랜 요금제를 1년 간 쓰게 됐다. 내가 계약한 요금제는 5기가 플랜 요금제로, 월 990엔으로 데이터 5기가까지는 기본으로 지급, 다 쓰면 아주 느린 무제한이 된다. 그리고 30초당 11엔으로 음성 통화가 가능하다. 데이터를 더 절약할 수 있는 사람은 4기가 플랜, 3기가 플랜, 심지어 1기가 플랜도 선택 가능하며, 그 달에 주어진 데이터를 다 쓴 경우 추가 결제해서 1기가씩 차지도 가능하다. 

전화번호까지 개통을 할 지 말 지가 옵션으로 붙는데, 무조건 개통하는 것을 추천한다. 라인이 아닌 일반 음성 통화를 쓸 일이 있을까 싶을 수도 있지만, 일단 어딜 가나 전화번호를 써야 할 일이 꽤 많고, 중요한 연락이 일반 전화로 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꽤 있기 때문.

 

통장 개설

: 외국인이 유쵸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의 통장을 개설하려면 거주하고 몇 달이 지나야 한다는 법률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나는 그래서 미쓰비시 UFJ은행의 통장이 빨리 나온다는 학교 선배의 말을 듣고 바로 미쓰비시 UFJ은행으로 계좌를 만들었다. 진짜 빨리 나오긴 한다. 이틀이면 나온다.

다만, 아르바이트 월급을 받기 위해 통장을 만드는 것이라면 좀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르바이트마다 계좌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은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타행 송금 수수료가 비싸서, 주로 거래하는 계좌가 있더라도 아르바이트 면접을 합격한 이후에 다른 은행의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운 좋게도 첫 알바를 했던 곳 사장님이 미쓰비시UFJ은행을 썼기 때문에 다른 은행의 계좌를 만들 필요가 없었지만, 두 번째 알바 자리에서는 교토 은행 계좌로 월급을 받았다.

그러니 앱으로도 계좌 개설이 가능한 유쵸은행 계좌만 일단 만들어 놓고, 알바를 구한 뒤 그때 가서 다른 은행 계좌를 만들어도 늦지 않다.

 

준비는 이 정도로 끝. 다음은 본격적인 구직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