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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머리론 알아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들 2024년 새해가 밝았다. 무슨 기념일이라고 호들갑 떨고 어떤 이벤트가 있다고 호들갑 떨고 크리스마스라고 호들갑 떨고 새해가 밝았다고 호들갑 떠는 그런 일련의 호들갑들을 싫어하는 사람인데도, 한 해가 마무리되는 순간, 그리고 한 해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2023년이라는 1년의 기간은 내 인생의 어떤 페이지였을지, 되돌아보기 싫어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럴수록 정말 별로인 순간과 감정들만 아무렇지 않게 머리 속을 통과해 가는 것을 보면, 2023년은 나에게 있어 꽤나 끔찍한 한 해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한 해 동안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한 고민이 '내가 행복해도 괜찮은가?'라는 것은, 어떻게 해석하고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좋지 않다. 이런 고민을 계속 갖고 생존해나간다는 것이 ..
(2) 일본 교환학생 생활의 꽃, 아르바이트를 질펀하게 해보자 [1편] 내가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와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은 아르바이트였다. 일본 대학에서 수업 듣기, 유학생 기숙사에서 외국인 친구 사귀기, 맛집 및 관광지 탐방은 처음부터 관심 밖이었다. 일본에 입국해서 전입신고, 통장 개설, 유심 개통 등의 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낸 이유도 알바를 시작하기 위함이었다. 출국을 한 달 남짓 남겨 두고 있는 지금, 1년 간의 유학 생활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던 순간들도 거의 다 아르바이트와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오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일본에서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구직 활동 하는 법,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1) 같이 밴드하면 후회하는 사람들 특 나는 대학교 신입생 때, 입학하자마자 첫 동아리로 밴드 동아리를 들어갔다. 동아리 현역으로 1년 간 활동하고, 은퇴한 이후로 일본 유학 생활 중 들어간 팀까지 포함해 총 17개의 팀에서 활동했다. 모두 대학생 커버밴드였기 때문에 본격적인 느낌은 없었지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실력적으로는 나보다 월등히 잘하는 사람도 있었고, 내가 가르쳐줘야 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랑 비슷한 레벨의 사람도 있었다. 밴드를 하는 목적에 있어서는 음악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조금 딥한 취미로 삼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오래 취미로 가질 생각은 없고 심심해서 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학교 신입생 때 과 활동을 일찍이 때려치고 밴드 활동에 전념한 것은 스스로 되돌아봤을 때 대단히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
(0) 나는 왜 글쓰기를 피하게 되었을까? 예전의 나는 글쓰기를 좋아했다. 중학생 때 취미로 소설을 쓰곤 했다. 지금 읽으면 얼굴이 뜨거워질 조악한 문장들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그리고 그들의 것도 읽으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걸 어떻게 글로 옮겨야 할지를 고민하는 일이 재밌었다. 매일 밤 잠들기 직전까지 다음 편 내용을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하다가 잘 정도였다. 소설을 쓰는 취미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심지어 막 입대해서 훈련을 받는 동안까지 이어졌다. 페이스북 같은 SNS에 이상한 글들도 많이 올렸다. 다른 사람이 보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거나 하는 일도 잦았다. 그곳이 공개적인 공간이든 말든 의식 속에 떠다니는 폐품들을 던져대곤 했던 것 같다. (똥글을 쓰곤 했다.) 하지만 어느 샌가 그런 일을 하지 ..